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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정치

김종대: 북한 정권 제거 외치는 한국판 네오콘들

by 무늬만학생 2016.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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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2월15일


북한 정권 제거 외치는 한국판 네오콘들


어제 한 지상파 방송이 늦은 시각에 특별 대담으로 북핵 문제를 편성했습니다. 정부 쪽 사정을 잘 아는 관변 학자로 편성된 이 대담에서 “북한 김정은 제거”, “흡수통일”, “중국을 압박”과 같은 단어들이 마구 튀어나오는 걸 보니 이제 세상이 1970년대 식 “때려잡자 김일성, 쳐부수자 공산당”을 말하던 시대로 완전히 되돌아갔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그 중 한 명이 1월 22일 외교안보부처 합동 업무보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에는 허용하던 북한 “영유아 지원”과 같은 인도적 사업도 “중단하라”는 지시를 했다며, 이제는 북한의 체제의 존립 자체를 붕괴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정되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굶어죽는 문제보다 북한 정권 타도라는 정치적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지요. 또 한 명은 북한 정권 교체(leadership change)를 넘어선 북한 체제 전환(regime change)을 말하며 북한 주민의 봉기까지 거론하고 나섰습니다.


이제 한국판 신보수주의자, 즉 한국형 네오콘들이 완전히 주류를 장악했음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이들은 북한을 조금만 더 압박하면 북한 체제를 안락사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말하지 않는 사실이 있습니다. 북한의 정치체제가 붕괴된 그 다음에 기대하는 시나리오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미국은 2003년에 사담 후세인만 제거하면 이라크는 3개월 안에 안정되어 민주적 시장국가로 변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13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과연 그렇게 되었습니까? 그 이전인 2001년에 미국은 빈 라덴만 제거하면 알카에다가 붕괴되고 아프간도 안정될 것으로 보았습니다. 15년이 더 지난 지금에 와서 그렇게 되었습니까? 김정은 정권이 제거되고 나서 만일 북한이 500만명이 내전으로 사망한 콩고나 비슷한 사망자를 낸 르완다 같은 무정부 상태에 빠질 경우 어떤 대책이 있습니까? 북한의 붕괴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그 내용을 말하지 못하면서 오직 김정은 정권 제거만 말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이것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의 실체였군요. 미안하게도 대한민국은 한반도 정전협정의 서명국도 아닐뿐더러 전시작전권도 갖고 있지 못한 반쪽 국가입니다. 그런 식으로 통일을 하고 싶으면 주권의 문제부터 해결했어야지요. 문제만 생기면 강대국 눈치 보며 동맹에 의존하는 것이 체질화된 나라가 무슨 배짱이 있어서 이렇게 비현실적인 통일론을 말하는 것입니까? 결국 미국 눈치 보다가 지난해 12월에 일본에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를 해 준 그런 수준의 역사의식으로 과연 통일 할 수 있겠습니까? 미국과 일본이 한국더러 통일 하더랍니까? 게다가 어떤 정보가 있어 대북 정책이 이렇게 급변침한 것인지 그 배경과 논리, 철학이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건 일종의 도박에 가깝다고 할 것이고, 권력의 말이라면 무조건 맹종하는 관변학자들의 공상에 불과한 것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제 생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의 승부처는 3월 미국에서 열릴 핵안보정상회담입니다. 지금과 같은 북한에 대한 극단적 압박을 지속하면서 박 대통령은 3월에 시진핑 주석을 만나 대북 제재에 동참하라고 직접 말할 작정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할 지 지켜보면 됩니다. 그러면 지금껏 확산시켜 온 북한 정권 제거론이 허풍인지, 아니면 정말로 중국에 맞짱뜨면서까지 실제로 밀고나갈 구체적 정책인지, 판가름 납니다. 얼마나 하는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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