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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전기자전거로 출근하기

by 무늬만학생 2012.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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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도 할겸 자전거로 출퇴근할까 생각 해봤던건 오래됐지만 아침 시간에 더 빨리 나서야 한다는 점과 한여름의 날씨가 부담되어 출근시간이 자유로운 휴일에나 한번쯤 시도하는 정도였습니다.


제 자전거는 스트라이다. 도심에서 대중교통 연계해가며 살랑살랑 타기엔 좋지만 느린데다가 바퀴가 작아 인도로 안전하게 달릴때 엉덩이가 받는 충격이 큽니다.


출근코스는 큰 고비가 되는 언덕이 두번 나타나는 편도 7.5~10km 코스입니다. 차로 가면 10km인데, 자전거로 질러갈 수 있는 지름길이 있습니다. 보통 차를 몰고 다니면 매우 한산할때 15분. 보통 출근길엔 25분. 퇴근길엔 35분이 걸립니다. 금요일 피크타임엔 한시간까지 걸려 봤네요. 스트라이다로 가면 죽어라 밟으면 35분. 땀안나게 살살타면 50분이 걸리고요.


조만간 자율출근제를 도입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솔솔 들려오는지라 출퇴근용 싸구려 MTB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전 자전거를 타고 차도로는 나가지 않고 인도나 자전거 도로로만 다니다보니 로드보다는 튼튼한 녀석이 필요했거든요. 하지만 가격대별로 천차만별인 자전거 중에서 나한테 필요한 스펙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되질 않다보니 고르기가 쉽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전기자전거. 스로틀 방식은 편해 보이긴 했지만 약간의 운동효과를 겸하는걸 고려하기도 했고, 스쿠터랑 다를 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끼고 PAS 방식(페달이 돌아가야면 동력을 서포트 하는 방식)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야마하 제품을 고려했는데 가격이 만만찮아 고민중인 차에 우연히 눈에 들어오는 모델이 있었습니다.


포스코와 알톤이 합작해서 만든 dp-780 시리즈 자전거인데요. (사실 dp-780은 자동차에 쓰는 강판을 자전거용으로 만든 철강의 모델명이고 자전거 모델명은 아닙니다만 elec-2670v와 같은 이름보다는 dp-780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었습니다) 이 자전거는 시판되는 자전거는 아니고, 포스코에서 직원들에게 복지혜택으로 싸게 구입할수 있게 만든 한정판 자전거라고 하네요. 정상가로 치면 150만원 전후가 적당하다고 하는데, 실제 직원들은 회사 보조금을 받아 1/3 정도 가격에 구입할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자전거를 구입한 사람 중에 활용하지 않고 파는 사람이 꽤 있어 종종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데,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35만원에 팔린것도 본적이 있고 보통은 60만원 정도에 거래가 이루어지는듯 합니다.


출처 : http://www.iloveebikes.com/

차대만 해도 30만원 언저리의 자전거급은 되겠다 싶고. 36v 10ah 리튬 배터리값만 해도 40만원 정도 하니까 나쁘지 않아 보여 한대 분양 받게 되었습니다. 아마 서울에서 쉽게 거래가 가능했다면 씨가 말랐을텐데 매물이 포항에 있다보니 건질 여지가 있었던 것 같네요.


화물로 인수 받고 첫 소감은.. “무겁다”입니다.. 배터리 포함 27kg라는데 그게 이렇게 무거울 줄이야. 도둑님이 들고 가려다가도 포기할만한 무게입니다. ㅋㅋ 참고로 배터리는 떼어가지 못하게 잠금장치가 있고, 키를 꽂아야만 전기 구동이 가능합니다. 모터는 전륜에 있고 짐받이에 배터리가 있어 무게균형은 맞춰져 있습니다만. 끌고 다니고나 들어올려야 할때 힘드네요 ㅠ 만듬새는 썩 고급스러워보이지는 않고. 물받이는 촌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깨끗해 A급이었으나, 그 잠깐동안 펑크를 한번 냈는지 앞바퀴는 슈레더인데 뒷바퀴는 던롭인 변태 조합이었던게 흠이라면 흠이네요. 차라리 프레스타면 갖고 있는 펌프 호환될텐데, 겸용을 구하기 가장 힘든 조합이네요. 


출처 : http://www.cccme.org.cn/shop/hongducz/offerinfo-3100493.aspx


오늘 출근할때 타본 소감은, 반응성이 그리 빠릿빠릿하진 않지만 원했던 용도로는 훌륭하다는 생각입니다. 평지에서 내던 시속 25km 속도로 언덕을 달립니다. 오오~(싱글기어인 스트라이다로는 10이 한계 ㅠ) 땀한방울 안흘리고요. 엉땀은 좀 있었으나 오후 두시의 더운 시간대에 상의가 땀에 젖지 않고도 회사까지 25분 조금 더 걸렸으니 속도 면에서도 만족스럽습니다.


하루에 왕복 기름값 5천원씩 절약되니 120번만 타면 본전 회수하네요. 날씨와 컨디션을 고려해도 일년이 채 걸리지 않을듯 싶습니다. 야마하 자전거로 샀더라면 더 만족이 컸겠지만 본전 회수에 걸리는 시간이 두배 반이 걸렸겠죠.




특징이 극과 극으로 다른 두 대의 자전거를 갖게 되었네요. 전기 자전거는 오직 회사와 집 출퇴근하는 용도로만 쓸 생각입니다. 취미로 하는 라이딩은 경치를 즐기며 샤방샤방 타는 스트라이다가 제맛이기도 하고, 비싼 자전거를 안전하지 않은 곳에 매어 놓는게 아무래도 신경쓰이니까요.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고려하시는 분들은 중고 매물이 씨가 마르기 전에 구해보시는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지금 가격이라면 확실히 제값을 하고도 남네요.




후기 출처  :  http://clien.career.co.kr/cs2/bbs/board.php?bo_table=use&wr_id=386183&sca=%5B%EA%B8%B0%ED%83%80%5D&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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