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글은 2016년2월08일 설전에 작성됐다. 자세한 날짜는 진중권의 트위터에서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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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국민의당 6~20석 예상"

https://mobile.twitter.com/unheim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과반에 미달하고, 정의당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죠. 정의당이 새누리당 편들 일은 별로 없을 테고, 더민주가 정의당의 협조로 과반이 넘는 상황에서만 더민주의 우경화를 조금이라도 견제할 수 있거든요.


야권의 분열로 애써 쌓아올린 정의당 지지율이 2~3%로 날아갔습니다. 북한에서 이상한 짓을 하면 대북 공포심에서 표가 새누리로 가듯이, 야권이 분열하면 제1야당이 소멸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정의당 지지층의 일부가 더민주로 가기 마련이죠.


정의당 의원들이 의정 성적은 가장 좋은데, 이 빌어먹을 상황에서는 애먼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셈이죠. 짜증나는 현실이지만, 이게 ‘공정성장’이라는데 뭐 어쩌겠습니까? 정면으로 돌파하는 수밖에.


창당 컨벤션 효과로 일시적으로 국민의당 지지율 하락이 멈췄지만, 장기적 추세를 보건대 설 이후 다시 하락을 시작할 거라고 봅니다. 국민의당은 이질적 세력이 이념이 아니라 이해로 뭉친 ad hoc 정당이라, 공천 과정에서 갈등이 볼만할 겁니다.


맥시멈은 가까스로 교섭단체 구성하는 수준, 미니멈은 비례대표 합쳐 예닐곱 석 정도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아마도 그 양 극단 중간의 어느 지점에서 결정되겠지요.


당 대표를 안팎에서 흔들어대는데도 이상하게 더민주의 의원들 중에서 강하게 당 대표를 옹호하는 사람이 없었죠?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민심이 둘로 갈린 상태에서 굳이 한쪽 편을 들면 지지층의 일부를 잃어 낙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탈당파들이 종편과 새누리에서 만들어낸 ‘친노 프레임’을 이용해 공격을 하는 상황에서 괜히 당 대표 옹호했다가는 ‘친노’로 몰릴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친노’라는 게 ‘빨갱이’처럼 아무한테나 막 갖다 붙여도 되는 딱지거든요.


그래서 그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당내에서 침묵했던 것입니다. 진보언론도 마찬가지에요. 괜히 한쪽 편들었다가는 구독자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적당히 중간적 스탠스를 취했던 겁니다.


이 강요된 침묵을 틈타 탈당파는 문 대표를 일방적으로 난타할 수 있었던 거죠. 그 꼴을 보다 못해서 내가 나서서 몇 마디 한 겁니다. 만약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탈당한 게 안철수가 아니라 문대표였다면, 아마 이 순간 문 대표를 열심히 씹고 있겠죠.


물론 정치인에 대한 사적 취향은 있을 수 있죠. 솔직히 문 대표가 “좋은 사람”이란 건 심지어 탈당파 의원도 인정하더군요. 반면, 안철수는 어떤 경로로 그의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도 죄다 부정적인 얘기만 귀에 들어와요. 하지만...


‘좋은 사람’이 꼭 ‘좋은 정치가’라는 법은 없습니다. ‘못된 사람’이 꼭 ‘나쁜 정치가’가 된다는 법도 없구요. 문 대표의 ‘좋은’ 성격이 외려 문제로 지적되고, 안철수가 ‘강철수’를 자처하는 것을 보세요. 그래서 이런 건 고려의 대상이 못 됩니다.


중요한 것은, 당의 문제에 대한 비판을, 합법적으로 선출된 당 대표에게 자리 내놓으라고 요구하다가 탈당을 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르냐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선 탈당도 할 수 있지만, 그들의 탈당은 정당성이 전혀 없다고 봤습니다.


유창선이란 분이 나한테 뭐라고 한 마디 했던데, 그 분은 그 동안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어 보시고 창피함을 느끼셔야 합니다. ‘탈당하면 죽는다.’고 했는데, 국민의당이 지지율이 오르니 자기반성하고, 그러다 다시 폭락하니 민망해지고....


그 분은 안철수를 향해 ‘탈당하면 죽는다.’고 할 게 아니라 ‘탈당하는 게 옳지 않다.’고 해야 했습니다. 전자는 정치 컨설팅의 어법이고, 후자가 정치평론의 어법지요. 그리고 지지율이 높든, 낮든 탈당한 행위는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어야죠.


지지율 눈치보고, 지지자들 눈치보고.... 그럼 물론 욕은 덜 먹겠지요. 한쪽 편을 들면 욕을 바가지로 먹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반대편에선 칭찬 받지 않냐구요? 그게 이런 문제에요. 사람들은 칭찬엔 인색해도, 욕에는 절대 인색하지 않아요.


칭찬은 건성으로 해도, 욕은 아주 성의 있게 하고, 칭찬은 한 번 하고 말지만 욕은 집요하게 합니다. 원래 그런 겁니다. 정치평론가라면 윤리적 판단을 내리고, 그 판단에 대한 자기 확신이 선 이상 욕먹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라 안팎으로 돌아가는 꼴이 복 받을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기 복 자기가 알아서 쟁취합시다. 난 다시 에피쿠로스의 원자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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